법보신문 | 비운의 사찰 영국사, 천년 만에 다시 빛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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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서원터에서 발굴된 영국사(寧國寺) 불교유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열린다.
서울 한성백제박물관(관장 이인숙)은 3월30일부터 6월3일까지 관내 기획전시실에서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특별전 ‘천년만에 빛을 본 영국사와 도봉서원’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도봉서원 발굴조사 중 출토된 금동제 금강령과 금강저를 비롯해 현향로(懸香爐), 세(洗, 세숫대야형 용구), 향완(香埦, 향을 피우는 그릇) 대부완(臺附埦, 굽 달린 사발), 발우 등 고려시대 불교유물 79점이 모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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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봉서원터에서 발견된 영국사 유물 금강령과 금강저. |
이와 함께 ‘묘법연화경’이 새겨진 석경 3점과 ‘천자문’이 새겨진 석각편도 최초 공개된다. 석경과 석각편은 고려 10~11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석경의 경우 지금까지 통일신라의 작품만 전해져 왔다. 법화석경은 제1 ‘서품’, 제3 ‘비유품’, 제28 ‘보현보살권발품’ 등 3점이다.
영국사 유물은 2012년 도봉서원 복원을 위한 발굴조사 중 출토됐다. 앞서 도봉구는 2009년 10월 도봉서원이 시문화재로 지정되자 45억원을 투입해 2016년까지 도봉서원 복원을 마무리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도봉서원은 1573년 조광조(1482~1519)를 추존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임진왜란 때 전소됐다가 1608년 중건된 후 1871년 서원철폐령으로 헐어내기까지 260여년간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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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전시에는 2012년 도봉서원터에서 출토된 금동제 금강령과 금강저를 비롯해 고려시대 불교용구 79점을 모두 선보인다. |
한성백제박물관은 “이번 전시는 도봉산길90 일대가 고려시대 영국사라는 불교의 중심에서 어떻게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성지로 변해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게 되었는지를 조명하고자 한다”며 “금강령과 금강저의 경우 360도 VR 영상을 제작해 직접 터치스크린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돌려보거나 확대해 볼 수 있어 세밀하고 섬세한 고려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성백제박물관은 이번 특별전과 연계해 4월3일~6월12일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한성백제아카데미’를 진행한다. 4월3일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의 ‘고려 불교 의기의 형태와 상징’을 시작으로 4월10일 최연식 동국대 교수의 ’고려 초 혜거국사의 활동과 영국사의 위상‘, 4월17일 강희정 서강대 교수의 ’한국의 금강저·금강령‘, 4월24일 최응천 동국대 교수의 ‘불교 퇴장유물의 성격과 도봉서원 출토품의 특징’에 대한 강연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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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화석경 중 제28 ‘보현보살권발품’ |
6월5일 박은순 덕성여대 교수의 ‘조선후기 진경산수화와 도봉서원도’, 6월12일 엄기표 단국대 교수의 ‘조선시대 사찰에서 유교 관련 시설로의 전환’ 강연으로 한성백제아카데미는 마무리된다. 수강신청은 3월28일까지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 또는 교육 당일 오후 1시부터 박물관 강당 앞에서 등록할 수 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34호 / 2018년 4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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