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 판화로 만나는 희망의 전령사 ‘닭’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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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丁酉年)을 맞아 ‘닭’을 주제로 세계의 판화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1월22일부터 3월31일까지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2017 세계의 닭 판화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한국의 세화(歲畵) 목판화, 민화, 석판화, 탁본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의 목판본 및 부적류, 피카소와 샤갈의 석판화 작품, 헝가리의 석판화 등 70여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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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세화 닭 목판화 한국, 김유신묘 12지신 탁본, 금계천사부. |
이에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한 해 모든 악을 막아주고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하며 정월초하루 닭 세화를 판화로 찍거나 그려 대문에 붙였다. 종교적으로는 도교의 창시자 장도릉이 닭으로 변신해 오독(지네, 전갈, 두꺼비, 도마뱀, 뱀)을 없애는 금계천사부적으로 발전했고, 불가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오불관을 쓴 지장보살상과 함께 사용해 왔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이 같은 한국과 중국의 옛 세화와 금계천사부적, 지장보살상 작품 등을 만날 수 있다.
작품 중에는 닭싸움[鬪鷄]을 즐겼던 조상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도 여럿 전시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풍속을 판화로 표현했던 폴 자클레(1896~1960)는 탕건을 쓰고 짚신을 신은 조선인이 싸움닭을 들고 있는 모습을 우키요에 방식의 아름다운 다색판화로 남겨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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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카소 作 '수탉'. |
이밖에 중국 청나라 ‘개자원화보’, 일본 에도시대 ‘훈몽도휘’, 일본 대정기 ‘신정화첩’ 등 옛 미술교과서와 ‘부모은중경’ 속 삽화, 백과사전 ‘모시품물도고’ 속 다양한 닭의 모습도 흥미를 끈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은 “닭은 밤의 어둠을 몰아내고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이자 불굴의 정신을 상징한다”며 "국가에 닥친 환란과 불경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도약해 세계 속에 빛나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하면서 세계 닭 관련 판화자료 70여점을 모아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회 기간 동안 세계 닭 판화와 함께하는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전통판화교육이 진행된다”며 “특히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닭 판화 인출체험행사 등 이동판화교육도 함께할 예정”이라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이번 특별전은 문화재청이 선정하는 ‘2017 생생문화재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033)761-7885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377호 / 2016년 1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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