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 흔들리는 선 위에서 ‘나’를 본다
본문
![]() |
||
▲ 편대식 작가의 2015년 작품. |
신진작가 기획전을 이어가고 있는 갤러리 스페이스선+에서 이번에는 편대식 작가에 주목했다. 11월24일까지 계속되는 스페이스선+ 신진작가전 ‘Engrave’는 완전과 불완전, 그 속에서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묵묵한 과정이 조명된다.
편대식 작가의 작품은 넓은 장지 위를 연필로 칠한 검은 화면이 채우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흰 선들이 일정한 균형과 규칙에 따라 형태를 만들고 있다. 검은 장지 위에 뾰족한 도구로 눌러 선을 각인하고 연필로 검은 색을 채운다. 반복되는 작업을 통해 화면은 온통 검게 변해가지만 각인 선은 하얗게 남는다. 작가는 반듯하게 선을 각인하려하고, 빈틈없이 채우려 노력한다. 하지만 반듯해 보이는 선은 미세하게 떨리고 빈틈없이 칠해진 듯 보이지만 어딘가엔 희끗함이 남는다. 완벽에 이를 수 없는 필연적 한계는 늘 수반된다. 이러한 불완전함 속에서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작가는 한계와 의지 사이에서 서 있는 자신과 직면한다. 수행과도 같은 작업이라 할 만하다.
관객은 흑백으로 구성된 화면 앞에서 시각적 환영을 느낀다. 모든 직선이 일정한 리듬을 갖고 태어난듯 하지만 화면 속에서는 미세한 움직임이 느껴진다. 작가가 느낀 한계를 관객이 함께 느끼는 특별한 경험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선 위에 서 있는지, 그 선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작가는 묻는다. 02)732-0732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18호 / 2015년 11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