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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 선(禪)에서 찾은 울림으로 선(線)에 도전한 거장


작성자 남수연 기자 작성일15-11-16 17:06 조회9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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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현대민술관 서울관 제1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서세옥’ 전. 1990년대까지의 작품 50점이 전시되고 있다.

산정 서세옥 화백은 그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1929년생, 올해 87세 노화백의 발자취는 그대로 우리 현대미술사의 굵은 선이 되었다. 화백은 2014년 자신의 작품 100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미술사의 한 토막이 될 작품들을 받아 든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증 작품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거장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자 생생한 현대미술사와의 만남이다.

‘사람들’ 시리즈 등 50점
수묵 추상 분야 개척자
명상통한 ‘직관’ 본질 탐구


전시는 서세옥 화백 기증 작품 100점을 시기별로 구분 1, 2부로 나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제1전시실에서 진행된다. 내년 1월3일까지 열리는 1부에서는 1960년대 묵림회를 통해 추구했던 수묵추상 작품들과 19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작품 50점이 전시된다. 생동감 넘치는 묵선과 여백의 공명만으로 인간 형상 속 기운생동을 표현했던 ‘사람들’ 시리즈가 중심을 이룬다.

2부는 1990년대부터 최근 작품으로 구성된다. 내년 1월12~3월6일 열린다.

서세옥 화백은 1949년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불과 1년 후였던 당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일본의 영향서 벗어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예술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화단은 전통 회복과 새로운 문화의 수용이라는 두 과제 위에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화백은 그 후 60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멈추지 않는 작업을 통해 일관적으로 이 과제에 해답을 제시해 왔다. 특히 1960년 4·19 혁명의 기운이 감돌던 시대 ‘유일한 전위적 청년들의 집결체’임을 주장하며 서세옥 화백을 중심으로 결성된 묵림회는 국전 중심 화단의 보수성에 도전했다.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움’에 대한 시도이자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허무는 또 하나의 혁명으로 평가 받았다.

‘문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학문은 내 길이 아니었다’는 화백은 미술을 택했고 그 속에서 문자 뿐 아니라 기존 미술계의 고루한 태도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고투했다. 그리고 찾아낸 점과 선. 회화의 시작이자 본질인 점과 선에 대해 새롭게 해석한 그의 작품들은 동양의 기법으로 현대미술, 그것도 추상화를 집어삼켜버린 혁명이었다.

점과 선, 그 본질을 찾기 위해 작가는 작업 전 오랜 시간 명상에 든다. 그리고 본질을 잡았다 느끼는 순간, 붓은 거침없이 움직인다. “화두를 들고 수행하는 선사나 무엇을 어떻게 그릴까 고민하는 화가의 자세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해온 화백의 작품은 그래서인지 선사의 오도송과도 닮아있다. 02)3701-9500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19호 / 2015년 1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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