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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 생명에 대한 화두, 뜨거운 애정으로 구현


작성자 허정철 기자 작성일15-11-23 15:42 조회1,7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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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진경산수 기법 계승

‘생활 산수화’ 장르 화풍 추구

 

‘꽃 진 곳에 열매’ 주제 전시로

자연환경 중요성 한지에 담아

 

사찰 풍경 담은 그림집도 출간

후불탱화 봉안…불교인연 깊어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기법을 계승한 한국화가 이호신 화백이 오는 12월1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송갤러리에서 기획 초대전 ‘꽃 진 곳에 열매’를 개최한다. 사진은 이 화백이 산청 단속사지의 들매화와 달을 그린 ‘산청 들매화’.

전국 산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사찰과 주변 풍경을 화첩에 담아온 중견 한국화가 이호신 화백이 자연의 섭리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화백은 오는 12월1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송갤러리에서 기획 초대전을 연다. 이번 초대전 제목은 ‘꽃 진 곳에 열매’로 사계절 생태와 산촌생활에서 발견한 생명의 숨결을 담아냈다. 특히 모든 식물은 꽃이 지고서야 그곳에 열매가 달린다는 이치를 밝히기 위해 사계절 가운데 늦가을과 초겨울 풍경을 소재로 삼았다. 감, 고구마, 밤, 수수 등 수확의 결실을 거두는 계절과 함께 한 해를 정리하고 돌아보는 작품 3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생명과 상생의 노래로 곤충, 철새, 다람쥐, 지리산 반달가슴곰 등 먹이사슬의 관계도 작품에 담았다.

전시회 관계자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환경의 중요성과 생태계의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모든 생명은 꽃 피우기를 원하지만 그 꽃이 지고서야 마침내 결실을 얻는다는 철학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의미를 밝혔다. 이어 “이 땅의 자연과 생명에 대한 뜨거운 애정으로 30년간 순례의 붓길을 이어온 작가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기대했다.

조선후기를 대표하는 화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기법을 계승한 이호신 화백은 ‘생활 산수화’라는 독자적인 장르와 화풍을 추구해 왔다. 특히 지난 1992년부터 2012년까지 사찰 주변 산세와 지형을 살피고 건축물과 조경 등을 자세히 관찰해 화첩에 그려온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13년 그는 이러한 작업의 결과물인 그림집 <가람진경>과 <지리산진경>을 출간해 불교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이 화백은 당시 “우리 삶과 문화의 가치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어 전국 사찰을 다니며 ‘가람진경’을 그렸다”면서 “가람은 산수와 조화를 이룬 곳에 자리 잡고 있어 고건축의 아름다움을 한 눈에 알 수 있고, 건축문화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작품 제작과정은 자신을 낮추고 끊임없이 비워내는 수행의 마음가짐을 요구했다”면서 “이 시간을 통해 치열하게 구도의 삶을 살다 간 선사들의 자취에 마음을 조아리고, 묵객들이 오르내린 터전을 밟아보는 설렘도 맛보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남사마을의 ‘600살 감나무’.

이와 더불어 이호신 화백은 지난 10월 남원 실상사 약조전에 후불탱화를 봉안하는 등 불교와의 인연도 깊다. 불상을 모신 상단(上壇) 뒤에 걸어 두는 후불탱화는 주로 석가모니 부처가 법화경을 설하던 때의 광경이나 화엄경의 내용을 묘사한 그림이다. 하지만 이 화백이 모신 후불탱화는 험산준령의 지리산과 소나무, 달, 학, 곰, 장승 등이 화폭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리산이 품고 있는 자연과 문화유산의 역사성을 고찰하고 이를 소재와 배경으로 삼았다”며 “이를 토대로 약사전 철조여래 좌상이 갖는 불성(佛性)과 법열(法悅)을 극대화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탱화의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는 ‘생명평화 무늬’는 창안자인 안상수 전 홍익대 교수가 화실로 찾아와 손수 그려 넣었다”고 의미를 전했다.

동국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한 이호신 화백은 문화유산을 한국적인 정서로 표현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1989년 이후 최근까지 16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영국박물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주 핀란드 한국대사관, 주 탄자니아 한국대사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2010년에는 지리산 자락의 산청 남사마을로 귀촌해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화가의 시골편지>, <산청에서 띄우는 그림편지>, <풍경소리에 귀를 씻고> 등이 있다.

[불교신문3156호/2015년11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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