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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 버리고 물러남이 자연의 순환 이치


작성자 남수연 기자 작성일15-11-20 16:23 조회1,0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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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은 꽃 피우기를 원하지만 그 꽃이 지고서야 마침내 결실을 얻는다. 그것이 자연이다. 오랜 시간 자연과 더불어 살며 그 순환의 이치를 관찰한 작가가 붓을 들었다. 자연환경의 중요성과 생태계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이 전시회는 한국화가 이호신 화백의 17번째 초대 개인전이다. 12월1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송갤러리에서 열린다.

   
▲ 이호신 作 '600살 감나무2'. 한지에 수묵채색, 2014

사계절의 생태를 살피고 자연의 섭리를 표현한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 1998년 학고재갤러리서 열린 개인전 ‘숲을 그리는 마음’과 2011년 겸재정선미술관 초청전 ‘화신’ 이후 국토의 사계절 생태와 산촌 생활에서 발견한 생명의 숨결을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사계절 중 늦가을과 초겨울을 소재로 택해 ‘모든 식물은 꽃이 지고서야 그곳에 열매가 달린다’는 이치를 밝히고자 한다. “감, 고구마, 밤, 수수 등의 수확이 결실을 거두는 계절과 함께 한 해를 정리하고 돌아보는 의미의 생태그림들을 모았다”는 작가는 “생명과 상생의 노래로서 곤충, 철새, 다람쥐, 지리산 반달가슴곰 등 먹이사슬의 관계를 함께 표현했다”고 밝혔다.

탐스럽게 익은 밤송이 몇 개 품은 밤나무 위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다람쥐에서 상생의 노래를, 600살 먹은 고목의 감나무 아래서 찾아낸 작은 풀꽃, 꼭 들어찬 속 알맹이를 숨기지 못하고 터져버린 석류, 이제 막 캐낸 탐스러운 고구마와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흙 묻은 농부의 장갑 등 작가의 시선은 스치듯 지나치기 쉬운 순간에서 오랜 시간의 결실을 찾아낸다.

직접 발로 찾아간 삶의 현장, 그리고 자연에서 그림의 소재를 찾아왔던 작가는 2010년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산청 남사예담촌에 둥지를 틀고 자연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이치가 살펴지는 순간 붓을 든 작가의 화폭 속에는 우리 산하의 사계절과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생명들이 담겼다. 자연과 어우러져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숨결도 빠뜨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사찰들도 자연의 한 자락, 삶의 한 부분으로 표현됐다.

김상철 미술평론가는 화백의 작품세계에 대해 “청담한 수묵은 그가 이 땅을 보듬어 안는 가장 유력한 수단”이라며 “제철 맞은 취나물처럼 풋풋하고 싱그러운 그의 필묵은 단순히 기능적이고 기교적인 운영의 결과라기보다는 대상에 대한 접근과 표현에서 절로 우러나오는 그의 심경이 반영된 결과”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02)730-5824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20호 / 2015년 11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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