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 융복합 전시로 만나는 전통건축 속 지혜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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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인사, 불국사, 통도사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건축 10곳이 사진, 영상, 모형 등 다양한 매개체로 선보인다. 사진은 주명덕 작가가 촬영한 ‘해인사’. |
‘천년의 지혜’로 불리는 전통건축 속 미학과 정신을 살펴보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삼성문화재단 창립50주년을 기념해 삼성미술관 리움은 내년 2월6일까지 ‘한국건축예찬-땅의 깨달음’을 개최한다.
삼성리움, 내년 2월6일까지
해인사 등 전통건축 10곳
가람배치 담긴 의미 해석
‘석굴암’ 3D 축조 영상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찰, 궁궐, 전통마을 등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 건축물들이 전국에 산재해 있지만 문화적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획된 전시다.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 국내외에 적극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명덕, 배병우, 구본창 등 사진작가들의 전통건축사진과 고미술, 고지도 외에도 모형, 프로젝트, 디지털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전시물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융복합 전시의 실현으로도 눈길을 모은다.
이번 전시에서는 해인사, 불국사, 통도사, 선암사,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도산서원, 소쇄원, 양동마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건축 10곳을 선정해 선조들이 그 속에 담아낸 하늘과 땅, 사람에 대한 의미를 살펴봤다.
전시의 첫 번째 주제인 ‘침묵과 장엄의 세계’에서는 사찰과 종묘에 담긴 종교·정신 세계관을 조명했다. 사진작가 주명덕의 해인사, 서헌강의 불국사, 구본창의 통도사, 배병우의 선암사와 종묘 등 사진작품과 영남기행화첩의 ‘해인사도’, 보물 781호 금동 용두토수, 국보 136호 용두보당, 아미타설법도, 통도사 전경도 등이 전시된다. 또 해인사, 불국사, 통도사, 선암사 등의 전경과 내부 동영상 및 스캔 영상 등이 상영돼 사찰의 가람배치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전통건축물의 구조와 설계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금동대탑과 석굴암 복원 3차원 입체영상도 눈길을 끈다. 특히 지난 2013년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열린 ‘신라’ 특별전에서 선보였던 석굴암 축조 과정 영상을 더욱 발전시켜 현장에서 보는 것과 같이 실감나게 추가 제작된 영상도 공개하고 있다.
“사찰과 종교는 한국의 불교와 유교를 상징하는 대표적 건축물로서 동질적이면서도 서로 상이한 양식적 특징을 보여준다”는 미술관 측은 “신라와 고려, 조선시대 등 사찰의 창건 시기나 중창, 중건, 중수 시기 및 불교의 종파와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르며 무엇보다 산지가 많은 자연특성을 활용한 가람배치와 사찰건축 특유의 화려함과 장엄미에 주목할 만하다”고 제안하며 “이러한 화려함과 장엄미는 고려시대의 경우 불국토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력한 왕권과 귀족세력들에 의해 추진되었지만 민중의 대다수가 문맹이었던 상황에서 대중적 신앙과 포교의 의미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시에서는 건축물의 구조적 특징 외에도 성철 스님 생존 당시부터 기록해온 해인사 스님들의 수행 모습, 석조 건축과 목조 건축의 조화가 빼어난 불국사의 장엄미, 오랜 선방이자 수련도량으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선암사의 흑백사진 등 건축물을 둘러싼 산사의 감성까지 담아낸 작품들을 두루 소개하고 있다.
이밖에도 궁궐, 성곽, 관아, 민가 등 다양한 위치에 설치된 여러 계층의 건축물을 꼼꼼히 살펴보며 전통건축에 담긴 옛 사람들의 지혜와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02)2014-6901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21호 / 2015년 12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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