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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 빈자리 / 나태주


작성자 문태준 작성일15-12-24 14:31 조회7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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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
                                                 나태주


누군가 아름답게

비워둔 자리

누군가 깨끗하게

남겨둔 자리

그 자리에 앉을 때

나도 향기가 되고

고운 새소리 되고

꽃이 됩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아름답고 깨끗하게

비워둔 자리이고 싶습니다

꽉 들어찬 것도 좋지만 조금 비어 헐렁한 것도 좋습니다. 내가 다 갖고 가는 것보다 남을 위해 조금 남겨놓는 것이 낫습니다. 도무지 빈틈이 없는 것도 좋지만 조금 허술하거나 부족해도 좋습니다. 송곳 모로 박을 곳 없는 마음보다는 여지가 있는 마음이 벗하기에 훨씬 수월합니다.

나중에 올 누군가를 위해 빈자리를 마련해두는 마음은 배려의 마음입니다. 생각하고 염려하는 마음입니다. 나의 몫을 포기하는 마음이 있을 때 다른 사람을 위한 빈자리가 생깁니다. 내가 양보해서 비워둔 그 자리에 앉는 이들은 향기가 나고, 새소리처럼 곱고, 한 송이 꽃이 될 것입니다. 나보다 다른 사람이 먼저라는 마음이 있을 때 아름다운 빈자리가 생깁니다. 시인


[불교신문3165호/2015년12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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