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 붓 끝으로 이어온 수행 여정 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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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순 작가가 자신의 작품 ‘초승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40여년 동안 붓과 먹으로 수행을 이어 온 남청 임성순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1월30일부터 2월1일까지 부산 영주동 코모도호텔 희락정에서 진행되는 ‘남청 임성순 선서화전’ 1차 전시회에서는 임 작가가 청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 온 선서화 작품 130여점이 세간 나들이에 나선다. 2월2~5일은 김해 신흥사(주지 양지 스님)에서 2차 전시로 이어진다.
전시에서는 작가가 한 달 이상 매진해 완성한 12폭에 이르는 ‘금강경’ 병풍을 비롯해 다양한 크기 사경 작품을 선보인다. 한창 서예에 빠져들 당시 행서로 쓴 ‘반야심경’도 있으며 여러 유형의 상형문자가 배치된 ‘원각경’도 볼 수 있는 등 작가의 혼으로 빚어낸 수행 기록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작가는 법첩의 본을 그대로 쓰는 임서(臨書)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다양한 서체를 창조해 표현한 작품들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선가귀감’ 문구와 달마를 매치한 ‘소품 달마’와 작가 고유의 표현으로 옮긴 불교의 다양한 시구는 한글로 썼지만 한 폭의 회화 작품 같아 한참 바라보며 그 내용을 되새기게 한다.
다양한 작품세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작가가 그린 선서화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로움’이다. 중문학 전공자였던 그는 40여년 전 붓을 잡기 시작했다. 서예 세계에 흠뻑 빠졌지만 사경과 임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동국대 대학원 선학과에 진학해 선 공부에 몰입했다.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을 수료하면서 지겸 스님의 ‘종문원상집’ 연구를 바탕으로 현재는 서체를 보고 따라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만의 서체를 만들 정도로 독창적인 화법을 구현해냈다. 김해 신흥사 주지 양지 스님이 맑은소리맑은나라에서 출간한 역서 ‘선가귀감’‘천수경’‘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돈황본 육조단경’에 그의 작품이 실려 있기도 하다.
임 작가는 “서도(書道)는 선 수행 방편이면서도 예술의 한 영역이다. 선사상을 기반으로 붓을 통해 자유로움을 표현하는 것이 서도 수행”이라며 “전시장에서는 32년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남청의 서도 인생을 한 공간에 담았다”고 밝혔다. 이어 “규격화된 전시회를 탈피하기 위해 전문 갤러리보다 호텔이라는 공간을 택했다”며 “이 자리가 번뇌망상을 여의고 참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회 개막식은 1월30일 오후 2시 코모도호텔 희락정에서 열린다. 055)345-8974
김해=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329호 / 2016년 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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