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 위안부 아픔 다룬 영화 ‘귀향’ 예매율 1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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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영화 ‘귀향’의 실시간 예매율은 27.5%, 예매관객수는 8만7366명이다. 미국 마블 히어로 액션 무비 ‘데드풀’(14.4%),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11.7%) 등 쟁쟁한 외화에 큰 차이로 앞서 있는 수치인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독실한 불자로 알려져 있는 조정래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 ‘귀향’은 역사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한 소녀의 고통을 겹쳐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화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끌려가 고통의 나날을 보내다 ‘귀향’하지 못하고 스러져간 영혼들을 다시 모셔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욱이 불교계가 운영하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에서 지내고 있는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의미 깊다. 조정래 감독은 “지난 2002년 나눔의집 위문공연을 하다 강 할머니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을 처음 보고 영화 줄거리가 떠올랐다”면서 “꽃다운 나이에 절명했던 소녀들을 영혼으로나마 집으로 돌려보내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는 영화로 하는 천도재와 같다”며 “한 맺힌 영혼들을 돌아오시게 해서 고향을 둘러본 후 극락왕생하시기를 기원하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진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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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50여 년 연기경력의 손숙 씨 비롯해 오지혜, 정인기 씨 등 연기파 배우는 물론 각 분야 전문 제작진의 재능기부에 나서면서 지난해 6월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당초 이 영화는 광복 70주년인 올해 광복절에 맞춰 개봉할 계획이었지만, 투자·배급에 난항을 겪으며 개봉일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이날 사부대중을 만날 수 있었다.
‘위안부 역사의 재조명’을 화두로 기획에서 완성까지 무려 14년이 걸린 뜻 깊은 영화지만, CGV, 롯데시네마 등 대형 멀티플렉스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상영관 확보도 쉽지 않았다. 이 영화에 배정된 전국 스크린 수는 지난 21일까지만 해도 50여 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가슴이 미어져도 이 영화는 꼭 봐야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며 예매가 폭주하면서 상영관이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귀향’의 상영관을 늘려달라는 온라인 청원에 마지막으로 CGV까지 동참하며 ‘귀향’은 목표치인 300개를 넘어선 개봉 첫날 전국 340개 극장, 500여개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다. 배급사 와우픽쳐스 관계자는 “국민의 손으로 제작되고, 국민의 참여로 상영관이 늘어난 최초의 영화”라며 “국내외 후원자들의 이름과 함께 드러나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직접 그린 그림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삽입되며 그 의미를 더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의 많은 관람을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