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소리조차 삼매에 들면 화두 깨치듯 셔터 누른다 > 매거진

본문 바로가기

매거진


법보신문 | 숨소리조차 삼매에 들면 화두 깨치듯 셔터 누른다


작성자 남수연 기자 작성일16-02-29 15:32 조회519회 댓글0건

본문

    

   
▲ 석양에 물든 에베레스트와 융포사원을 담아낸 회정 스님의 사진.

해발 4000m를 넘나드는 혹독한 환경 속 카메라가 담아낸 사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정직하고 그래서 장엄하다. 부족한 산소와 거친 음식, 불편한 잠자리에 대한 불평 대신 아름다운 자연과 경건한 신심 앞에서 작가의 렌즈는 더욱 겸허하고 진중하다. 그것은 수행자만이 갖고 있는 깊은 내공이다. 진천 도솔암 주지 회정 스님이 3월8~14일 제주 연갤러리에서 개최하는 티베트 사진전은 제주에서 티베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전시는 스님의 일곱 번째 전시회다.

“순례하다 죽어도 좋으니 티베트를 갈 수만 있으면 좋겠다”던 회정 스님은 2010년 티베트지역 여행에 대한 나이 제한 규정이 사라지자 곧바로 티베트로 향했다. 거친 비포장도로를 하루 수백 킬로미터씩 달리는 고된 일정과 고소증을 불러오는 해발 수천 미터의 고지대를 오르내리면서도 스님의 렌즈는 언제나 침착하게 움직였다. “수행자라면 참선과 다르지 않게 사진을 대해야 한다”는 스님은 “화두를 들 듯 집중해서 대상과 내가 하나로 융합됐다고 느끼는 순간 셔터를 누른다”며 “마음이 떠난 자리라는 점에서 수행과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티베트의 성호(聖湖)로 불리는 마나사르바호, 수미산으로 여겨지는 카일라스 등 티베트의 경이로운 자연과 함께 달라이라마의 그리움이 배어있는 조캉사원, 포탈라궁 등 티베트 깊은 곳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사진 45장이 전시된다. 석양에 물든 에베레스트와 융포사원을 담은 사진은 수유차를 먹고 배탈이 나 탈진하기 직전의 순간에 포착한 명작이다.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듯 고통스런 순간에도 포착할 수 있는 환희로운 모습은 사진에 매료되는 이유”라고 사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스님의 사진전은 제주에 이어 5월 울산, 6월 청주, 11월 진주에서 열릴 예정이며 내년 4월에는 서울전도 계획하고 있다. 064)757-4477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33호 / 2016년 3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2019 서울국제불교박람회
(03150)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봉로81 두산위브파빌리온 914호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사무국
tel 02)2231-2013 fax 02)2231-2016 fax bexpo@daum.net
Copyright (c) BEXPO. All Rights Reserved.
인터라넷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