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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 렌즈로 바라본 촛불…신세계가 열리다


작성자 부산=박부영 기자 작성일16-04-04 17:22 조회3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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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채 작가에 배운 사진

촛불 주제로 ‘존재의 시선’

12일까지 작품 25점 전시

 

이번 전시회 수익금 일체

‘사하사암무료급식소’ 건립

불우이웃돕기 기금에 회향

   
 

부산 사하사암연합회장 혜우스님<사진>은 3년 전 문득 카메라 렌즈로 초를 들여다봤다. 렌즈 속 초는 전혀 다른 세상이었다.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면서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가는 광경이 펼쳐졌다. 이때부터 혜우스님은 촛불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세상과 마주한다. 스님의 첫 사진전이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부산 을숙도 문화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존재의 시선’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개막식은 8일 오후6시에 열리며, 촛불을 주제로 한 작품 25점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회 수익금 전부는 스님의 오랜 숙원인 ‘사하사암무료급식소’ 건립과 불우이웃돕기 기금으로 회향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혜우스님은 눈이오나 비가 오나 사암연합회 스님들과 함께 200여 명의 주민들을 위해 무료 급식소를 운영한다. 연말에는 마을 주민들을 초청해서 잔치도 연다. 매년 4차례 요양병원을 찾아 음식을 나누고 작은 음악회도 마련한다. 부산에서 혜우스님 하면 무료급식소와 자비행을 떠올릴 정도로 베풀기만 한다. 수행자는 지혜와 자비를 두루 갖춘 이상적 인간상이다. 그래서 구족(具足)이다. 사진은 말없이 묵묵히 베풀기만 하던 스님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있던 지혜를 보여준다. 혜우스님은 “나이는 이제 예순이 넘었고 사찰 불사도 마무리 되었으니 렌즈를 통해서나마 내 마음을 담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사진전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작품에서 보이는 초는 더 이상 초가 아니다. 손가락을 구부려 원을 만든 것 같고, 펄펄 끓는 물에 물방울이 튀어 오르는 것 같은 모습도 있다. 스님은 렌즈로 보는 초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고 했다. “초는 자기를 태워 빛을 주고 어둠을 밝히면서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뀌어 간다. 그것은 그냥 사그라지는 것이 아니고 재탄생이다. 초라고 이름 붙인 형상에서 전혀 다른 형태로 변화해 간다.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면 타들어가는 초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움이다.”

   
부산 사하사암연합회장 혜우스님이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부산 을숙도 문화회관 제1전시실에서 자비나눔을 위해 촛불을 주제로 한 사진전을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전시회에 선보일 스님의 사진작품.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초의 변화 과정은 불교의 무상(無常)과 닮아있다. 스님은 사진을 통해 무상의 도리를 보여주고 있다. 같은 상(相)을 보는데도 사람마다 다르다. 같은 사진을 보고 어떤 사람은 “높은 산봉우리에 은하수가 펼쳐진 하늘같다”고 평하고 어떤 이는 “집채만 한 파도가 밀려오는 광경 같다”고 한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림이 없다. 보는 그대로다. 그래서 사진 제목이 없다. 스님은 렌즈에 보이는 모습을 담았을 뿐이고 보는 사람은 제 마음대로 보면 그만이다. 시비 분별 경계를 떠나있고 모두 다 맞으니 원융(圓融)이다. 스님은 “죽고 사는 이치가 하나라는 거룩한 깨우침이 우주의 선물처럼 나에게 온다”면서 “티끌 같은 번뇌, 그릇된 견해를 다 내려놓고 자신을 태우는 촛불처럼 어둠을 밝히는 그윽한 빛으로 원융무애한 삶을 살고 싶다”고 소회를 전했다.

혜우스님은 창녕 우포늪을 사진으로 담아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정봉채 작가로부터 사진을 배웠다. 정봉채 작가는 “사진 사유는 끝없이 바라봐야 보이지 않는 것도 보이는 것이며 자기만의 셔터 찬스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스님은 명상을 통해 초의 본질에서 범상하지 않은 그 무엇을 보게 됐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데 성공한 것”이라고 평했다.

   
 

[불교신문3191호/2016년4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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