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풍속화와 함께 떠나는 ‘특별한 여행’ > 매거진

본문 바로가기

매거진


불교신문 | 조선 풍속화와 함께 떠나는 ‘특별한 여행’


작성자 허정철 기자 작성일16-04-26 13:52 조회717회 댓글0건

본문

 

‘문화독립투사’ 간송 전형필

정신 계승해 설립한 미술관

여섯 번째 ‘문화기획전’ 마련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등

조선시대 대표 화가 30여 명

작품 한 자리에 선보여 눈길

   
간송 전형필 선생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된 간송미술관이 오는 8월28일까지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풍속인물화-일상, 꿈 그리고 풍류’전을 연다. 사진은 전시회에서 선보일 김홍도 작 ‘염불서승’. 사진제공=간송미술문화재단

‘문화 독립투사’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된 간송미술관이 조선시대 풍속 인물화의 진수를 선보이는 기획전으로 사부대중을 만난다.

간송미술관은 지난 20일 개막해 오는 8월28일까지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풍속인물화-일상, 꿈 그리고 풍류’전을 연다. 그동안 간송 전형필, 보화각, 진경산수화, 매난국죽, 화훼영모 등을 주제로 열렸던 ‘간송문화전’의 여섯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인물화 80여 점을 ‘일상’, ‘꿈’, ‘풍류’를 주제로 나눠 선보인다. 또 전시장에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과 구범석이 고미술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작품들을 배치한다. 특히 불교를 주제로 한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는 불교계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조선시대 인물화는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풍속화와 불교, 도교사상 등이 깃들어 있는 도석화로 나뉜다. 풍속화와 도석화가 주로 전시된 이번 전시에는 조선전기 화가 안견의 제자 석경으로부터 춘곡 고희동에 이르는 조선 500년 역사를 대표하는 화가 33명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간송미술관 관계자는 “간송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모은 것이 조선시대 회화”라며 “풍속화의 시작은 사대부였지만 이를 기술적으로 완성시킨 것은 단원과 혜원이고, 이번 전시에는 풍속화와 도석화 모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염불하며 서방 정토로 올라가는 수행자를 표현한 김홍도의 ‘염불서승(念佛西昇)’이 눈길을 끈다. 깎은 머리의 뒷모습이 투명하도록 정갈해 보이는 스님이 연꽃과 연잎으로 장식한 구름 방석에 앉아 흰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아가고 있다. 머리에서는 두광(頭光)이 피어나 보름달처럼 하늘을 밝히고 구름은 서방 극락세계로 끝없이 이어진다. 화면 전체를 푸른빛으로 그려 하늘을 상징하고, 회색 장삼은 햇빛의 반사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담담한 묵법으로 표현했다. 또 구름과 연꽃 및 연잎, 옷 주름을 만들어 내는 필선은 부드러우면서 사람의 육신을 떠받들 만큼 강인한 힘이 숨겨져 있다. 이는 김홍도가 만년에 터득해 낸 외유내강이 흐르는 구름선법(流雲線法)이다.

   
이정 작 ‘문월도’. 사진제공=간송미술문화재단

조선 중기 대표적인 문인화가인 탄은 이정의 ‘문월도(問月圖)’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믐달 아래 바위에 걸터앉은 선인이 손을 들어 달을 가리킨다. 도포 한 자락만 걸친 듯 입고 있을 뿐 더벅머리와 맨발의 격식 없는 모양새는 세속에서 벗어난 경지를 말해준다. 달을 바라보며 얼굴에 가득 담은 천진한 웃음은 세상바깥의 이치를 깨달은 고승의 모습과 닮아있다.

김홍도와 더불어 조선을 대표하는 풍속화가인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美人圖)’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한양 풍류생활을 주도하던 여인을 그린 것으로 명주실 같이 가늘면서도 철사와 같이 탄력 있는 세금선(細金線)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당시 사회제도상 여염집 규수는 외간 남자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던 만큼 이 초상화의 주인공은 풍류세계에 몸담고 있었던 기생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지금은 잊혀진 선조들의 삶과 꿈을 체험하는 시간 여행이자, 과거를 거울삼아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역사 기행”이라며 “바쁜 현대인에게 해학과 풍자가 어우러진 푸근한 휴식과 넉넉한 풍류의 멋을 맛을 유감없이 전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은 ‘삼국~조선말~근대’에 이르기까지 전 시대에 걸쳐 있으며, 서화는 물론 조각과 공예 등 거의 모든 미술 분야를 아우른다. 국보 12건, 보물 10건 등 22건의 국가 지정문화재와 뜰에 전시된 석탑, 부도, 불상 등을 소장하고 있다.

[불교신문3197호/2016년4월27일자]

 

 

 



2019 서울국제불교박람회
(03150)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봉로81 두산위브파빌리온 914호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사무국
tel 02)2231-2013 fax 02)2231-2016 fax bexpo@daum.net
Copyright (c) BEXPO. All Rights Reserved.
인터라넷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