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 연등 10개로 시작, 1500명 운집하는 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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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보살에서 뽀로로까지
신도들이 직접 만든 연등
100여점 경내 일원 장엄
올해 8회 맞은 지역축제
“기도와 수행 회향 하는
마음 담아 연등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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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해인선원이 올해로 8회째를 맞은 ‘2016 해인연등축제’를 오는 21일까지 경내 일원에서 개최한다. 사진은 축제에 선보인 연등 앞에서 해인선원 주지 중해스님과 신도들이 함께한 모습. |
부처님 자비로 세상을 밝히는 연등을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이끌며 문화포교에 앞장서고 있는 사찰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양평 해인선원은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오는 21일까지 경내 일원에서 ‘2016년 해인연등축제’를 연다. 사부대중의 마음에 부처님 자비의 등불을 밝히기 위해 지난 2009년 첫 행사를 치른 해인연등축제는 올해로 8년째를 맞고 있다. 연등 제작은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신도들이 직접 손으로 철사작업한 구조물을 만들고 천을 붙여 채색해서 만든 것이 특징이다.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아미타보살 등 부처님 연등을 비롯해 부처님 고행상과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달마대사, 티베트의 수행도구인 마니차를 형상화한 연등과 인근 군장병들이 만든 태극기 연등, 뽀로로, 라바, 타요 등 어린이를 위한 캐릭터 연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등 100여 점이 선원 안팎을 장엄한다. 올해는 논산 관촉사에 모셔져 있는 석조미륵부처님을 실측해서 제작한 연등과 섬세한 표현이 돋보이는 용을 탄 관세음보살 연등이 추가돼 관람객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인선원 주지 중해스님은 “기도와 수행하면서 얻은 마음을 지역 사부대중에게 회향하는 차원에서 등을 만들었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축제를 연지 어느덧 8년이 됐다”면서 “전문가가 만든 것처럼 세련되거나 정교하지는 못하겠지만 일일이 여러 사람들의 손길과 정성으로 만들어진 연등인 만큼 느끼지는 기운은 참으로 따뜻하고 아름답다”고 의미를 전했다.
신도들의 신행활동으로 만든 연등 10여 점으로 시작된 사찰행사는 1500여 명이 다녀가는 지역 내 유명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해인선원 신도회를 책임지고 있는 고덕희(법명 원오) 씨는 “매년 많은 분들이 방문해 서울 청계천 등축제, 진주 유등 축제처럼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더 정겹고 아름다워서 힐링을 받고 간다고 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전문가들이 만든 연등보다는 세련되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정성어린 마음과 보는 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발원이 담겨있어 더 따뜻하고 편안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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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축제 기간 동안 스님들과 신도들이 불교와 자연을 주제로 직접 촬영한 사진작품 70여 점도 연등과 함께 사찰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사진전이며, 관람객이 소장하길 원할 경우 해당 사진을 보시할 예정이다. 또한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인 순창 해인강량의 수좌 스님이 직접 작사, 작곡한 찬불가로 제작한 음반을 비롯해 신도들이 직접 만든 와플과 차, 음료, 어린이용 풍선 등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오감을 만족시켜 줄 문화마당으로 손색이 없다.
해인선원은 연등축제를 위해 매년 1월1일 ‘등불사’ 입재에 들어가면서 축제를 준비한다. 서울, 양평, 이천, 진천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신도들은 매주 주말 법당에서 연등을 제작한다. 축제와 관련 모든 일은 할 수 있는 한 주지 스님과 신도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원칙이다. 연등축제와 함께 매년 가을에 열리는 ‘부처님사랑 음악회’도 마찬가지다. 무대 설치는 물론 프로그램 기획, 출연까지 모두 신도들이 주관한다. 관람객들에게 선물로 나눠준 찬불가 음반도 법당에서 자체적으로 녹음해서 제작한 것이다. 주지 중해스님은 “이번 축제를 통해 해인선원 대중의 기도와 수행의 마음을 담은 연등을 감상하고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부처님을 만나게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불교신문3201호/2016년5월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