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 걸림없는 ‘무애행’ 연출…관객도 숨죽인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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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대전 세 번째 경연무대
‘양산사찰학춤’, ‘사자후’ 등
열정적 춤사위로 감동 선사
올해부터 종단 주최로 전환
소극장에서 주3회 공연진행
“전통ㆍ현대 춤잇는 가교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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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 문화부가 주최하고, 불교문화단체 구슬주머니가 주관한 ‘제2회 불교무용대전’이 지난 6월10일부터 7월3일까지 서울 대학로 성균소극장 2관 스튜디오 SK에서 펼쳐졌다. 사진은 6월24일 무용대전 3번째 경연무대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이지산 춤패 나무 대표. |
지난 6월2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성균소극장 2관 스튜디오 SK 공연장. 갓과 망건, 도포 등 순백색의 선비복을 갖춘 춤꾼이 희미한 조명이 깔린 무대에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다. 이어 장고, 꽹가리, 징 등 전통국악의 경쾌한 반주가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자 학이 날아오르듯 흰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춤사위도 격렬해진다. 한 마리 학이 너울거리는 걸림 없는 무애행(無碍行)에 관객들도 이내 숨을 죽이며 무대와 하나가 됐다.
이날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가 주최하고, 불교문화단체 구슬주머니가 주관한 ‘제2회 불교무용대전’에서 이지산 춤패 나무 대표는 ‘양산 사찰학춤’을 선보이며 호평을 얻었다. 그는 무대에서 학처럼 우아한 움직임을 선비의 몸과 마음으로 표현하며 대중에게 색다른 감동을 전했다.
양산 사찰학춤은 신라 선덕여왕 15년(646년) 창건된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불교대제, 영산재, 수륙재 등 전통불교의식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국가와 백성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경축무로 췄던 불교 전통춤이다. 1930년대 민간으로 내려와 학의 날개를 형상화한 선비의 복장으로 학춤을 췄다. 특히 경상도 덧배기춤가락의 투박하고 남성적인 호흡과 학의 날개와 발걸음의 섬세하고 우아한 묘사가 어우러져 예술성이 높은 춤으로 특유의 예술성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올해로 27년째 ‘승무’, ‘살풀이’, ‘탈춤’ 등 우리나라 전통춤 계승에 나서고 있는 이지산 대표는 “경상도 전통가락에 맞춰 스님들의 법복이 아닌 전통 한복으로 남성적이면서도 때로는 섬세하게 학의 동태를 묘사한 춤사위에 평소 느끼지 못한 색다른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며 “아직 대중에게는 낯선 학춤이 불교계가 마련한 큰 춤판을 통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와 더불어 불교에서 모든 삿된 견해를 물리치는 용맹함과 진리를 상징하는 사자를 모티브로 한 우리소리연구회 솟대의 ‘사자후(獅子吼)’와 “하나가 아닌 것들은 모두가 다 가짜”라는 명제 아래 하늘과 땅, 인간이 일체되는 마음으로 넋을 위로한 정길무용단의 ‘홑(單)’이 같은 무대에 펼쳐져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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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무용단. |
이번 무용대전은 불교예술문화 활성화를 도모하고, 불교를 소재로 한 예술창작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종단이 주최하는 올해 대전은 지난해보다 대회 위상을 높이고 시상 규모를 키워 보다 많은 예술인들이 참여를 독려한 것이 특징이다. 총무원 문화부장 정안스님은 “이번 무용대전은 불교무용을 발전시키고자 현시대의 무용가들이 부처님의 삶과 그 안에 담긴 가르침을 다양한 작품으로 풀어내 선보이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무용대전이 전통과 현대무용을 잇는 가교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6월10일부터 12일까지 리울무용단의 ‘몸 아리랑-아제아제’를 시작으로 6월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교방-월인댄스의 ‘조갑녀류 승무’, 해울정경회춤의 ‘회심곡’, 양길호의 ‘덕향’, 7월1일부터 3일까지 고경희무용단의 ‘찰나, 그 경계에 서서Ⅱ’, 박준희발레단의 ‘문’, 덴스컴퍼티 미디우스의 ‘윤회’ 등 10여 개 단체가 불교 춤을 비롯해 현대무용, 발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춤을 선보이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이철진 구슬주머니 대표는 “지난해 민간에서 시작된 불교무용대전이 올해 종단 주최로 열리게 된 것은 물론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소극장을 기반으로 주 3회 공연을 진행한 것도 주목할 점”이라며 “더불어 우수작에 대해서는 종단이 인정하는 불교문화단체로 추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215호/2016년7월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