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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 “일상서 붓다 발견한 젊은 예술가들의 외침”


작성자 조장희 기자 작성일16-09-05 17:38 조회3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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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아티스트 그룹 핑크 붓다에는 회화, 패션디자인, 디자인 경영, 사운드 등 다양한 전공의 구성원들이 모였다.

핑크붓다. 금빛 부처님이 아닌 분홍 부처님이다. 장엄한 금빛을 벗고 분홍빛을 입은 부처님은 어떤 모습일까? 8월31일,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전시를 앞두고 작품 설치를 막 마친 프로젝트 아티스트 그룹 핑크붓다를 만났다.

다양한 전공의 구성원 모여
다채로운 작품 꾸준히 선보여
기존 불교 예술에서 벗어나
대중에 친숙하게 다가갈 것


“부처님과 관계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핑크라는 대중적인 색으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어요. 사람들의 부처님과 핑크를 연관짓지 못하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부처님은 핑크라는 대중적인 색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전시명은 ‘Buddhas’.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번 기획전에 담아냈다. 핑크붓다 구성원들이 일상에서 발견한 부처님을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설치는 마쳤지만 회의가 한창이다. 각자의 작품에 표현된 주제를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서로에게 먼저 설명하고 있었다.

“의자 밑에 있는 스피커에서는 목탁소리가 들려요. 의자에 앉는 사람들의 자성을 일깨우는 것을 목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의자를 둘러싼 네 귀퉁이의 스피커에서는 제가 여행 중 만난 깨달음의 순간에 녹음한 소리가 들리죠. 스피커에는 지역명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부처님은 우리의 일상,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 허효진作, Meditative roar of crust of the planet, oil on wood, 20×20(cm), 2016.

정금률 작가의 작품설명이다. 그는 이번 전시에 합류한 음악가이다. 핑크붓다의 전시에 지속적으로 참여했지만 작가로서 작품을 내기는 처음이다.

2012년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핑크붓다는 결성 4년차인 지금까지 4번의 전시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전시내용에 맞게 작가들이 새롭게 합류하기도 하는 열린 그룹이다.

핑크붓다는 대표 조수현 작가의 발원에서 시작했다. 개인전을 준비하던 조 대표는 미술시장에서 불교미술이 홀대당하는 것을 보고 처음에 무척 화가 났다. 하지만 이내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불교미술의 현실을 돌아보고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니 뜻이 맞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핑크붓다다. 불교미술, 회화, 패션디자인, 디자인 경영, 사운드 등 다양한 전공의 구성원들이 모였다.

조 대표는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잘 견뎌낸 것이 이제는 어떤 이야기도 서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믿음을 갖는 사이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됐다”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양한 구성원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주고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년의 시간 동안 전시 때마다 회의를 하며 그동안의 전시를 되짚어보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가운데 이들은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전경희 작가는 “작품 활동이 곧 불교공부가 됐다”며 자신의 경험을 말했다.

“핑크붓다 합류를 제안받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불교가 좋은 종교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작업을 하다보니 불교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 같아 공부를 시작했죠. 이제는 불교적인 시각을 갖고 작품을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작업을 하는 것은 불교를 공부하는 것과 같아요. 저 스스로가 부처님은 멀리 계신 것이 아니라 일상에 있다는 것을 느꼈듯이 제 그림을 통해 관람객들도 그걸 느꼈으면 해요.”

   
▲ 조수연作, BUDDHAS, 랑데뷰지에 프린팅, 100×70(cm), 2016.

핑크붓다는 작품에 불교를 담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한다. 예배의 대상, 교화의 수단으로서의 불교미술이 아니라 불교의 근본 사상을 온전히 전달하고 싶은 것. 기존 불교미술을 답습하지 않고 초기불교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묻어나는 전시를 기획해 불교의 본질적인 이해를 돕고자 한다. 

조 대표는 “이번 전시가 미술계에서 현대성 부재를 이유로 홀대받는 불교미술에 생기발랄함을 불어넣어 당당하게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우리의 재해석이 불교미술의 맥을 짚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적인 전시로 한국에 이런 그룹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이런 우리의 활동이 불교미술을 선양해 작가들이 작품활동에 매진할 수 있을 정도의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회화를 기본으로 설치, 영상, 소리 등 다양한 방식의 불교 예술을 선보인 핑크붓다. 종교색을 드러내면 대중에게 외면받기 쉬운 예술계에서 불교적인 기치를 내걸고 자신의 존재감을 가시화하겠다는 이들의 도전정신과 진정성이 반갑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358호 / 2016년 9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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