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4일부터 4일간 SETEC(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꽃은 붓다아트페스티벌이다. 총 69부스에 40여 작가 및 업체가 참여한다. 2016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주제인 ‘마음이 쉬는 공간’에 발맞춰, 박람회의 특별 섹션인 제4회 붓다아트페스티벌도 조형불사를 중심으로 꾸며진다. 불교라는 토양과 그 속의 자양분을 에너지삼아 창작 활동을 펼치는 예술가들의 봄날 향연이 기대된다. 역사가 그 시대에 맞춰 재해석되듯, 시대를 선도하는 불교예술가들도 다양한 해석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불교의 어떤 면에 주목하고, 어떤 새로움을 접목시켜 작품으로 표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 할 것이다.

새로운 구매층 끌어들이고자

수요자 중심 기존 불교작품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빛깔에

시대의 화두 담은 작품 출전

 icon_p.gif 
 

믿고 보는 불교작가 3인방

올해로 4회를 맞는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붓다아트페스티벌과 함께 성장하며 내공을 인정받은 작가들이다. 이번 전시회의 공통된 화두는 ‘거리 좁히기’다. 예경의 대상으로 수미단 위에 있는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부처님이 아닌 눈을 맞춰주고, 힘들 때 손잡을 수 있는, 지근거리에서 나의 어려움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친근함을 다양한 방법으로 모색했다.

서칠교 작가는 언제나 샘솟는 아이디어로 이번에도 번득이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먼저 손을 내민 약사여래부처님의 손을 직접 잡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부처님이 경배의 대상에서 직접 교감할 수 있는 대상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올 것이다.

여기에 색한지를 이용해 한지 본연의 오돌토돌한 느낌이 살아있는 그림을 선보인다. 주불을 앞에 모시고 가로·세로 20cm 정도의 30여장의 그림이 하나의 큰 배경이 된다. 아내인 박혜상 작가와의 공동작업이다. 주불 뒤에 탱화나 천불을 조성하는 기존의 틀을 깨고 다양한 모습으로 장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각각의 그림은 독립된 작품으로도 소장 할 수 있다.

작품 이미지를 활용한 공예품도 선보인다. 간단히 말하면 본인의 작품을 3D프린터로 되살린 것으로, 청동으로 만든 원작을 단순한 복제가 아닌 향기나는 석고를 새로운 재료로 선택하여 축소 제작했다. 서 작가는 “공예품으로 큰 부담 없이 부처님을 집에 모시며, 개인이 소유 할 수 있는 기쁨을 많은 사람들이 누리길 바란다”는 희망을 전했다. 애기부처님을 표현한 탄생, 사유, 성도, 열반을 표현한 기존 작품 가운데 성도와 열반 2가지를 금전적인 부담을 최소화한 향기나는 축소공예품으로 만들어 함께 전시·판매한다.

지난해 첫 해외진출인 중국 샤먼국제불사용품전람회에서 호평을 받았던 김지원 작가는 아기보살 불화에서 더욱 확장된 다양한 이미지를 선보인다. 이전까지는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 다양한 보살들을 아이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이번에는 그 가운데 관세음보살로 선택과 집중을 했다. 6관음 혹은 33관음 등으로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관세음보살을 33관음응신도를 큰 축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의 십일면관음(6관음 가운데 한 분)도 포함돼 있다. 33관음응신도는 관세음보살이 여러 모습으로 형상화돼 나타나는 넓은 자비심을 상징한다.

기존 작품에 비해 얼굴비율은 더욱 키워 귀여워 보이는 상호의 장점을 극대화 했으며 작품의 크기는 전반적으로 줄여 구매를 원하는 관람객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김 작가 또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소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생활불교가 활성화돼 집에서도 소박한 불단이 조성되기를 기원하는 이재윤 작가는 본업인 불상 조각뿐 아니라 불단 위에 함께 쓰이는 촛대, 향로, 다기 등도 함께 선보인다. 불사라는 주제에 맞춰 한꺼번에 둘러 볼 수 있게 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이들 공예품의 디자인에 직접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들 공예품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후령통(候鈴筒)’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물품이지만, 불상 안에 들어가는 복장물의 일종으로 불상을 조성할 때 함께 넣는 금·은·칠보 등의 보물과 오곡·오향·오약이 복장물에 속하는데, 후령통은 이 가운데 중요한 복장물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재료로 만들 수 있으나 대중성에 초점을 맞춰 청동, 나무 2가지 공예품을 선보인다. 여기에 개금이나 옻칠을 추가해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혔고 같은 청동이라도 둥근원 모양, 직각 또는 원통모양 등으로 다양성을 더 했다.

새로운 작가들 잇따른 합류

‘퓨전 불교문화’ 대거 선보여

불상 불화 등의 조형불사를 전통기법과 현대기법을 아우르며 다양하게 제작한 현대불교예술이 전시·판매되는 붓다아트페스티벌에 독창적인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이 대거 동참한다.

박명옥 작가는 칼로 일일이 종이를 잘라 만든 부처님을 선보인다. 새하얀 종이의 재질과 함께 고요한 상호가 돋보인다. 또한 조명을 이용한 작품도 함께 선보일 예정으로 지난해 대원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일선 작가는 단청을 가지고 있는 특징을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구현한 단청산수화를 선보인다. 한지에 단청안료와 석채, 호분, 먹을 사용해 그렸다. 전통의 단청채색기법과 오방색을 가지고 자신만 독특한 시선으로 시방세계를 화폭에 담았다. 이번에 출품하는 ‘몽유금강산도22’는 금강산 1만2천 봉우리와 하늘, 계곡의 신비로움은 우주의 변화하는 모습과 힘차게 생동하는 상서로운 기운을 태극의 이미지를 응용해 작업했으며, ‘독도1’은 동해바다를 4괘를 변용해 표현했다.

정길재 작가는 꽃과 나무, 열매, 구불구불한 길 등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자연풍경을 목판화 기법으로 재현한다. 고단한 제작방식, 화려한 표현의 제약, 세련되지 않은 투박함을 지닌 목판화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보다 인간적이고 소박함을 머금은 목판화를 통해 요란하고 매끈한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를 반추하게 한다. 최근에는 연꽃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불교신문3177호/2016년2월17일/수요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