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목탁, 텅 비워야 장엄한 울림 나온다 > 2015년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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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목탁, 텅 비워야 장엄한 울림 나온다 > 2015년 언론보도


[불교신문] 목탁, 텅 비워야 장엄한 울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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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3-07 07:19 조회1,1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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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은 불교의식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다. 예불과 불공 이외에도 대중공사와 공양시간이 됐음을 알릴 때도 목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찰의 아침은 목탁소리로 시작한다. 새벽예불이 다가옴을 알리는 도량석, 이때도 목탁이 사용되는데 처음에는 작은소리에서 점차 큰 소리로 울린다. 잠자는 미물이라도 놀라 깨지 않게 배려하는 것이다.

 

  
목탁은 사찰에서 다방면에 사용된다. 점심공양을 알리는 목탁은 사진처럼 멀리서도 잘 들리라고 큰 목탁을 사용한다①. 김덕주 참선공예 대표가 목탁의 속을 비우고 있다②. 올해 3월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전시됐던 다양한 목탁들③.

■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목탁

 

회전축에 적당한 크기로 다듬어진 나무덩이를 고정하고 회전시킨다. 공구를 회전체에 갖다 대어 목탁의 원형과 손잡이의 윤곽을 잡는다. 곶감 껍질을 기계로 깎는 모습과 흡사하다. 목탁 윤곽이 잡힌 나무를 이번에는 옆면에 구멍을 뚫고 속파기를 한다. 소리가 울리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번에도 목탁을 회전축에 고정하고 여러 종류의 조각칼로 번갈아 안을 후벼낸다. 속을 파는 동안 나무 찌꺼기는 목탁 안에서 밖으로 배출되지 못해, 멈추고 안을 비우고 다시 파기를 여러 번 반복한다. 이후 상하로 빠르게 도는 절삭기에 목탁 앞부분을 갖다 댄다. 구멍과 구멍사이 긴 홈이 만들어진다. 여기까지 얼핏 보면 다른 목공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일반적인 목공예는 일제강점기 전해진 ‘노구로’가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노구로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말로 회전축에 공작물을 고정하고 회전하도록 하고 사람이 공구를 인력으로 조작하여 형상을 만드는 기계장치를 통칭하는 것으로, 특히 나무를 다루는 일에 많이 사용된다.

그렇다면 목탁이 일반 목공예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속을 비우기 때문에 깨지거나, 변형이 오기 쉽다. 또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와도 같기 때문에 섬세한 공정이 필요하다. 위에 설명한 내용은 중간작업에 속한다. 이전에 육면체로 재단한 나무를 수증기에 찌고 말리는 과정이 있다. 이후에도 다시 건조하는 과정이 있는데, 이 부분이 중요하다. 목탁을 단박에 만들지 않고 2번에 걸쳐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목탁의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분이 서서히 빠져 나가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건조 과정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노하우가 있어 목탁을 만드는 곳마다 조금씩 다르다.

위의 과정을 마쳐야 비로소 제대로 된 목탁 만들기에 들어갈 수 있다.

건조를 마치고 윤곽이 잡힌 목탁을 살피면, 다른 곳보다 수축이나 팽창이 더 일어난 곳이 있다. 이것에 유념해서 목탁을 다시 회전축에 걸고 ‘노구로’ 작업을 다시 한다. 머리를 자를 때 중간에 머리를 감고 삐져나온 곳은 없나 확인하고 다시 다듬는 과정과도 같다. 하지만 단순히 수축에 의해 더 나오고 들어가는 것뿐 아니라 각각의 나무 특징과 나뭇결에 따라서도 작업에 변화가 주어진다.

국내에서 만드는 약 90%의 목탁은 벚나무로 만들어진다. 가볍고 비교적 단단하고 구하기도 쉬운 편이다. 하지만 목탁을 만드는 최적의 나무로는 살구나무와 대추나무를 친다. 소리로만 놓고 보면 대추나무가 으뜸이지만, 나무가 무겁고 목탁을 만들기에 적합한 나무를 구하기 힘들다. 살구나무는 목질이 단단해 소리가 멀리까지 전해지고, 무게도 상대적으로 가벼워 실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비교적 고가인 이유는 벚나무에 비해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계절에 따라서도 소리에 차이가 난다. 겨울에 목탁을 치면 나무가 수축되어 맑은 고음을 내며, 반대로 여름에 목탁을 치면 상대적으로 나무가 이완되어 저음의 부드러운 소리를 낸다. 이 고음과 저음은 계절뿐 아니라 목탁의 속을 파내는 정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는데 맑은 고음을 위해서는 목탁 속을 적게 파고, 부드러운 저음을 위해서는 많이 판다.

목탁소리는 크기에 따라서도 소리가 다르다. 작은 것은 울림의 공간이 작아 짱짱한 소리가 나며, 큰 것은 울림의 공간이 커서 부드러운 저음이 난다.

이 모든 변수를 감안해서 목탁을 만든다고 하니 목탁을 만드는 과정은 목공예보다는 악기를 만드는 것에 가깝고, 그 소리 차이의 근본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목탁 속을 비우는 것이다.

목탁은 보고 만지고 귀로 들으며 느낄 수 있는데, 만드는 작업은 순전히 손끝의 감으로 만들어 진다. 그래서 목탁하나 제대로 만들려면 10년은 걸린다고 한다.

‘숙련기술 전수자’ 김덕주 대표 선정

국내에는 목탁을 만드는 장인 몇 명이 전국에 흩어져 그 맥을 잇고 있다. 기술을 뛰어넘는 장인의 혼이 필요한 작업이다. 국가에서도 이를 인정해 올해 처음으로 ‘숙련기술 전수자’에 목탁부분 김덕주 참선공예 대표를 선정했다. 숙련기술 전수자는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직업능력의 달 기념식’ 행사에서 선정하고 시상한다. 올해는 지난 1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됐다. 숙련기술 전수자는 15년 이상 산업현장 종사자로 최고의 숙련기술뿐 아니라, 숙련기술을 전수할 시설과 장비 등을 갖춰 전수대상자를 양성하는 사람이 선정된다.

김덕주 대표는 “1970년대 후반 당시 목탁 권위자였던 박영종 장인 밑에서 10년을 배우고 나와 목탁 하나만 바라보며 더 좋은 소리를 찾아가는 긴 여정이 어느덧 40여년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대학에서 목공예를 전공한 아들 영길이가 전수대상자에 함께 선정되어 더욱 든든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좋은 나무를 만나면 반 가공 단계에서 멈추기도 한다”고 했다. 이는 좋은 목탁을 찾아 외진 목탁공장까지 발길을 옮긴 스님을 위한 것인데, 이럴 때는 스님이 선호하는 톤의 소리에 맞춰 목탁을 만들 수 있는데, “신기할 만큼 스님 본인의 목소리 톤과 가까운 목탁소리를 좋아한다”고 했다.

 

■ 목탁 표면에는 뭘 바르나?

 

옛부터 나무에는 동백기름과 들기름이 좋다고 전해지나, 들기름을 실제 목탁 표면에 사용한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이후 목탁 마무리는 표면에 락카페인트를 칠해 공기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해 목탁의 변형을 줄이고자 했다. 이 때문에 색깔도 노르스름했다. 이후 다양한 사포가 시장에 등장함에 따라 목탁의 표면을 곱게 처리할 수 있어져서 좀 더 투명하고 엷은 막을 갖는 들기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옻칠을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조각을 한 목탁은 옻칠을 함으로써 조각의 깊이감이 더해진다.

 

■ 목탁은 어떤 나무가 좋을까?

 

같은 수종의 나무라도 목탁 만들기에 더 좋은 나무의 요건이 있다. 목탁을 오래 만들다보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우선 껍질에 윤기가 있어야 한다. 겉이 건강하면 속도 알차다는 얘기다. 너무 곧게 자란 나무는 길이 방향으로 갈라질 수 있어 오히려 울퉁불퉁 못 생긴 나무가 갈라지지 않는 튼튼함을 가져 목탁의 재료로 안성맞춤이다.

■ 목탁의 유래

  
 

 

옛날 어느 큰스님에게 장난과 게으름 피우기에만 열중하는 제자가 있었다. 스님의 훈계에도 별반 나아지지 않다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몇 해 지나 스님은 배를 타고 다른 곳으로 가고 있는데, 등에 큰 나무가 심어져 있는 물고기가 다가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스님은 전생의 제자가 업보로 물고기의 몸을 받아, 바람이 불거나 파도가 치면 살이 찢어지고 피가 나는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단박에 알아챘다. 후회와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제자를 위해 스님은 수륙재를 지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이후 물고기 등의 나무로 목어를 만들어 절에 걸어두고 조석으로 사람이 모일 때 치면서 많은 제자들이 경계심을 갖도록 하였다. 이 목어가 변하여 입과 꼬리 부분만 남겨 늘 몸에 지닐 수 있도록 작게 만든 것이 바로 목탁이다.

[불교신문3140호/2015년9월26일자]

 

 

 

 

영천=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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