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깨지기 쉬운 유리 NO, 법당도 지을 수 있어 > 2015년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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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깨지기 쉬운 유리 NO, 법당도 지을 수 있어 > 2015년 언론보도


[불교신문] 깨지기 쉬운 유리 NO, 법당도 지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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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3-07 07:23 조회7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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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하다

  
 

주춧돌을 놓고 나무로 기둥을 세운다. 기둥과 기둥사이의 칸은 흙으로 벽을 세우거나 나무로 큰 문을 단다. 흙으로 구운 기와를 얹으면 법당이 되고 요사채가 된다. 법당 안은 나무로 수미단을 만들고 간혹 철불도 있지만, 부처님 또한 나무나 흙 또는 돌로 조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유리라는 이질적인 재료가 사찰에 쓰인다면 어디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

2014년 불교박람회에 유리로 조성된 부처님이 등장했다. 모두가 낯설어 했지만 묘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투명과 불투명을 넘나드는 유리의 독특한 질감이 빛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부처님 상호, 연꽃, 단청 등 분명 불교와 친근한 내용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느낌은 분명 새로웠다. 당시 전시되었던 유리부처님 가운데 한분은 전시가 끝나자마자 사찰에 모셔졌다.

2015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는 3차원 입체 부처님이 전시됐다. 부조나 소조를 뛰어넘는 유리조형의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줬다. 수미단에 온전히 오를 수 있는 모습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유리조형의 시작은 유럽이다. 고딕건축은 구조상 거대한 창을 달 수 있어, 창을 통해서 교회당 안으로 들어오는 빛의 신비한 효과가 있어, 스테인드글라스는 교회당 건축을 통해 큰 발전을 해왔다. 초기의 유리는 질이 고르지 않고 착색에 얼룩이 생겨 섬세한 표현이 잘 안 되었지만, 광선의 투과·굴절에 따른 미묘한 변화가 오히려 매력을 더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동안 가톨릭에는 친근하지만, 불교에는 낯선 조형유리를 만드는 작업장을 직접 찾았다. 조형유리를 만드는 현장은 천장이 높고, 툭 터진 하나의 공간으로 되어 있었다. 작업장 옆에는 한 변의 길이가 4m는 넘어 보이는 도톰한 유리가 차곡차곡 쌓여 대기하고 있었다.

한켠에는 큼직한 유리에 자를 대고 유리칼로 그었다. 잘 보이지도 않는 홈이지만, 홈 끝에 기구를 걸고 압력을 가하면 ‘툭’하고 ‘지지직’하는 소리 방향으로 실선이 또렷해지며 순식간에 두 동강 났다. 이젠 넙죽한 막대기의 형상이다. 이 유리들이 이어졌을 때의 최종 모양을 고려하여 각 유리에 리듬감과 변화를 주며 다듬는다. 똑같은 모양은 단 한 장도 없다. 평평한 큰 사각형 고로 위에, 이 유리를 옆으로 눕혀서 몇 백 장을 포갠다. 뚜껑을 덮고 전기로의 온도를 올린다. 전기로의 온도는 600℃이상 올릴 수 있다.

이 경우 고로에 ‘찐다’는 표현을 쓴다. 형체가 사라질 만큼이 아닌 서로 한 덩이로 달라붙을 만큼만 열을 올린다. 투명과 불투명의 경계가 율동적으로 조합된 대형 유리판 한 장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 유리는 큰 창에 걸 수도 있고, 공간을 구분하는 경계로 삼을 수도 있다. 호텔 로비 등에 쓰이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대형 인테리어 유리인 것이다. 대형빌딩의 로비는 층고가 높으므로 조형유리 또한 여기에 부합해야 한다. 조형유리의 표현방식은 이외에도 다양하다. 판유리를 적당히 녹여 요철을 주어 평면에 형상이 도드라지게 할 수도 있고, 판유리 위에 다른 유리를 덧붙여 입체를 만들 수도 있다. 채색은 조형유리의 전 과정사이에 다양하게 적용시킬 수 있었다. 여러 겹의 유리를 사용 할 때 각 각의 유리 사이에 색을 입히면 채색만으로도 3차원 형상이 나타난다.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손거울이나 액자유리를 보면 굉장히 얇게 만들어져 잘 깨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형유리도 깨지면 위험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강화유리를 생각해보자. 자동차에 사용되는 유리가 바로 강화유리다. 경호차량에 사용되는 방탄유리는 총알도 견딘다. 유리는 두께와 가공방법에 따라 강도가 달라진다. 그래서 요즘은 유리가 건축자재의 범주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유리가 사찰 안으로 들어오면 어떤 곳에 잘 어울릴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부처님 머리나 몸체 뒤쪽에 있는 원형 또는 배 모양의 장식물인 광배이다. 광배는 부처님의 몸에서 나오는 빛을 상징하는 역할을 갖기 때문에 후면에 조명을 설치하면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 현대식 포교당의 경우 기둥이 한 줄로 되어있는 데서 유래된 일주문(一柱門)에 외장재로 사용되는 견고한 유리에 조명을 활용해 세련된 일주문이 가능하다. 보통 나무나 흙으로 빚은 사천왕은 부조형태로 만들어 공간을 압축 할 수도 있다. 불전함과 수미단은 물론이다. 유리로 된 법당도 가능하다. 외벽을 대체하는 외장유리는 이미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유리는 내장재과 외장재를 모두 아우르며 독특한 질감과 빛의 투과에 따른 아름다움으로 다양한 건축에 사용되고 있으며, 사찰에 접목되면 새로운 시각적 아름다움을 전해줄 것이다.

 

부조부터 완전한 입체까지 조형유리로 조성한 부처님. 광배의 경우 나무나 돌 등으로 조성된 부처님과도 잘 어울린다.

“50m 부처님 조성하고 

유리 법당도 짓고 싶어” 

■ 조형유리 전문업체 

마규대 마가글라스 대표 

  
 

원래는 광고 관련 일을 했다. 취미로 시작한 조형유리가 어느덧 천직이 됐다. 당시는 조형유리를 체계적으로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았다. 미군에서 흘러나온 원서를 보며 독학하기도 했다. 모자란 조각부분 공부도 병행했다. 무엇보다 끊임없는 만들어보고 스스로 수정해 가면서 조형유리를 익혔다.

상업적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유리는 대형인 경우가 많다. 처음 대형 전기로를 설치했을 때는 많은 시행착오 끝에 6개월 만에 작업에 적합한 전기로를 설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 일은 교회당 스테인드글라스가 많았다.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대기업 사옥이나 호텔이 새로 지어졌고 이곳에 들어가는 수요가 차츰 증가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조형유리는 건물의 분위기를 잡아주고 품격을 높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난다. 대형 프로젝트도 다양하게 참여했다. 명성을 알리고 더 좋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건축박람회에 꾸준히 출품했다. 그러던 중 건축박람회에 들린 한 스님이 유리를 다루는 재능으로 부처님을 만들어 불교박람회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 이에 마규대 마가글라스 대표<사진>는 힘을 얻어 불교박람회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고 불교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불교박람회를 준비하며 불교를 주제로 한 여러 점의 작품을 만들고 여기서 다시 몇 점을 추려 채색을 완성했다. “꿈속에 나타난 부처님을 만들기는 했지만 생각과 다르게 나와 채색하지 않고 작업장 한켠에 세워둔 부처님이 박람회 전날 제 꿈에 나타나 ‘박람회에 나가고 싶다’고 하셨다”면서 “그 밤에 작업장으로 달려가 부처님을 꺼내 채색을 마치고 출품 했는데 반응이 정말 좋았다”고 회고했다. “인연이 닿으면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총동원해 유리로 법당을 조성하는 대작불사를 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불교신문3134호/2015년9월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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